2015 풍류남도 Art프로젝트 : 풍류남도 만화방창
해남종합병원/행촌미술관 고산윤선도유물전시관 대흥사성보박물관/일지암
미황사 백련사 이마도작업실(임하도) 2015.7.24~8.30
참여작가 김기라 김범석 김 억 김은숙 김주호 김준권 김천일 민 경 민정기 박광수 박문종 박방영 박영길 박재동 서용선 성동훈 송필용 신재돈 신태수 안혜경 양은선 염지현 윤근병 윤남웅 윤석남 이수경 이수영 이이남 이인성 이종구 임선희 전영일 정일영 정지현 조강수 조병연 하성흡 허 진 홍선웅
해남 강진이 일반에 널리 회자되기 시작한 것은 ‘나의문화유산답사기’(유홍준 저)가 출간 된 이후 남도답사 1번지로 일컬어지면서부터 시작된 일로 기억됩니다. 30년 가까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보다 훨씬 더 오래전 오가는 길이 자연발생 그대로 일 무렵부터 그 일은 시작 되었습니다. 지금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당시의 교통편, 그 먼 길을 가방하나 메고 걷고 또 걷던 젊은 미술사학자의 사색에서부터 시작된 일입니다. 그러나 그 일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은듯합니다. 80년이 막 시작될 무렵 국립광주박물관 학예사를 하다 전남대학교 교수로 갓 부임한 젊은 이태호교수는 주말과 방학이면 강진 해남 일원의 문화유적을 따라 버스타고 걸으며 수많은 날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 이후 꽤 시간이 지나 미술전문잡지에 남도의 문화유산에 대한 글을 기고하여 주변의 관심을 이끌었고 그 일이 ‘나의문화유산 답사기’라는 의미있는 책이 세상에 나오게 된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본 전시를 준비하면서 아직도 저는 두 분 스승과 행촌문화재단이 설립될 수 있도록 모든 기초를 만들어 둔 행촌어른의 발자취를 더 듬더듬 따라 가는 느낌입니다.
게다가 해남 일대 남도문화유산이란 사람의 감성으로는 알 수 없는 시간이 만들어 온 ‘해남땅’과 천년이상 해남의 심장부이자 두륜산의 가슴 ‘대흥사’에 다름 아님을 어렴풋이 짐작하게 되었습니다.
대흥사는 천년 이상을 그 자리에 있어 왔습니다. 천 년 전 대흥사를 만들었던 사람들 마음과 오늘 대흥사를 오르는 우리 마음 이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 천년 고찰은 종교적 도상에 충실 할 뿐 아니라 당대 미학이 집결된 곳이기도 합니다. 아름답고 품위 있는 자연풍광을 선택하여 솜씨 좋은 이들을 모아 속세와는 다른 정갈하고 품위 있는 최고의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 귀하고 선한 마음을 켜켜이 담고 보태왔습니다. 거스를 수 없었던 역사적 시련에도 불구하고 유무형의 문화유산을 잘 간직하여 오늘에 전하고 있습니다. 짧은 시간 거칠게 습득한 안목으로도 남도의 문화 그리고 예술은 대흥사로 이어져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대흥사의 의미는 불교신앙을 넘어 문화 예술 지식의 도서관이자 미술관 박물관으로서 남도문화 전반을 품어온 것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그것이 40여 명의 당대 예술가들과 함께 지난 봄 부터 정성껏 준비했지만 이미 내재된 유산에 비하면 본 전시는 앞으로 매년 이어질 풍류남도 아트프로젝트의 파일럿 프로그램, 혹은 사전 스케치에불과한 이유입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해남의 ‘땅’과 자연 그리고 천년 이상을 이어 온 아름답고 경이로운 고찰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비로소 갖게되었습니다. 다시없는 축복으로 생각합니다. 소중한 인연으로 생각합니다.
본 전시는 전남문화예술재단에서 공모한 2015 남도특성화 기획사업의 일환입니다. 남도의 문화원형의 재발견, 그리고 오늘날 당대 예술과의 접목이 그 목적입니다. 남도를 넘어 인류의 문화유산이 바로 우리가까이 이 땅에 있음을 다시 한 번 각성합니다. 공부와 안목이 부족한 저 자신을 탓 합니다.
앞으로 본 프로젝트가 매년 지속되어 진주처럼 박혀있는 남도문화원형이 이 시대와 미래의 문화적 자원화 되기를 희망합니다. 더 많은 예술가들이 주목하고 다양한 기관과 단체가 연대하고 동참하여 본 프로젝트가 구체적 실천사례로 우리문화예술의 소중한 꽃으로 피어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