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화 : 엄마의 뜰
수윤미술관 2017.11.7 ~ 12.31
박미화 작가의 <엄마의 뜰>은거의 두해 동안이나 논의되었다.작가는 그보다 오래 전부터 내내 구상해 왔을수도 있다. 단지 해남에서 박미화의 엄마의 뜰이 실체를드러내는 데에 그만한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작업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그렇게 긴 시간을 필요로 했던 <엄마의 뜰>은 이전과는 조금 다른 양상이다. 종전보다 따뜻하고 속닥속닥 말이 많아졌다. 박미화 작가의 지난했던 시기의 작업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어머니의 마음’혹은‘어머니의 눈물’이다.
“세상에 달고 아름다운 것보다세상의 슬픔에 귀 기울이고 마음 쓰는” 작가다. 한없이 넓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그녀의 눈에는 늘 눈물이 그렁그렁 고여 있었다.작품이 “슬퍼 보여요..” 라고물으면 “세상이 슬픈 일이 많아서요..”라고 답한다.그녀의 작품들은 몇 년 동안 세월호와 우리아이들 때문에 울었고, 버려진 반려견 때문에 울었다. 고라니와 농부의 공존에 마음을 쓰고 버려지고 긁히고 상처투성이와 세월의 바스락거림에 더 눈길을 준다. 가시투성이 말라깽이 엉겅퀴 덤불을 아픈 줄도 모르고 피나는 줄도 모르고 쓰다듬고 보듬어 안는다. 그리고 결국어머니는 스스로의 상처를 통해 치유의 방법을 찾아낸다. 그곳이 바로 <엄마의 뜰〉이다.
삶은 언제나 모호하다. 그러나작가의 작품 속 어머니는 삶의 근원이자 생명의 근원이다. 끝없이 넓고 탁트인 하늘에 햇살이 밝고 투명한 해남에서도 예외 없이 생명은 시시각각 순환한다. 작가는 두해 가까이 작업을 구상하고 서울과 해남을 오가다 어느 날 생명을 다한 나무둥치를 만나게 되었다. 창작이란 늘 마법과도 같이 놀랍다. 작가는 마치 마법사처럼 새로운 존재를 구상하였다. 본래는 숲에서 스러진 '한 그루 나무’였다. 한몸이었던 나무는 둘로 나뉘었다. 마치 어머니의 몸에서 아이가 잉태되어 세상에 나오듯,그러나 이전작업에서 보던 어머니와아들, '피에타'는아니다. 사뭇 다른 모습이 되었다. 먼 세상을향해 떠나는 철부지 아이를 바라보는 행복한 어머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