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의 아름다운 맛展
11.03 - 11.30
두륜산도립공원 생태학습장(관리사무소 2층)
참여 작가: 김은숙 류연복 박문종 김 억 류준화 박득규 박성우 박치호 박태준 신재돈 손기환
안혜경 우용민 이윤엽 이 인 이은미 이지연 전정호 정소영 탁영호 최석운 홍선웅
나니 푸스파사리(Nani Puspasari), 엘리자베스 메커니안(Elisabeth Melkonyan)
해남의 아름다운 맛
해남의 맛은 비싸다. 이 세상 모든 아름다운 것들은 귀하고 비싸다.
해남의 아름다운 맛이 비싼 것은 그 때문이다.
해남의 아름다운 맛은 고급 요리집 요리사의 손맛 때문이 아니다.해남의 기름진 땅과 따스한 계절, 강한 바닷바람과 강렬한 햇빛, 부지런하고 가끔은 게으른 해남 농부가 키운 손맛이다.
해남 농부의 밭에서 막 튀어나온 맛, 해남 앞바다에서 막 건져 올린 물고기의 맛, 60년 이상 공기 중에 살아남은 효모의 맛이다.
해남 어느 식당 주방에도 도시의 빨간 맛과 인공 단맛은 필요하지 않다. 멋진 쉐프의 현란한 데코레이션도 필요치 않다. 삼삼하고 개미가 있는 맛은 해남 식당 주방에서 나온다.
그래서 해남의 아름다운 맛은 비싸다.
오직 해남에서만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20여명의 예술가들이 해남의 아름다운 맛을 그림으로 구현하려 했다.그러나 해남의 거친 바람이 키운 파, 60년 이상 자라고 있는 양조장 공기 중의 효모가 만든 막걸리, 해남 바다가 키운 봄 숭어 가을 삼치 그리고 주인공인 척도 하지 않는 무소불위의 해남 배추와 고구마, 두륜산이 키운 버섯이 아름다운 해남 맛의 실체라는 것을 이미 눈치 채 버렸다. 예술가의 눈과 감각은 늘 솔직하다.
그래서 해남의 아름다운 맛은 비싸다.
2023.10. 25. 행촌미술관장
이승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