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태진_FRIENDS 태권V와 영웅친구들

해남공룡박물관 기획전시실 2017.7.1~8.30

태권V 불혹을 지나다.

1976년 대한민국 토종 로봇 로보트태권V. 어느덧 불혹의 나이를 지나간다.

로보트태권V와 동시대 대한민국의 건강한 아들로 태어난 작가 성태진에게 로보트태권V는 작가 본인의 자화상에 다름 아니다. 로보트태권V세대는 60년대 베이비붐 세대가 일군 한강의 기적과 전 세계를 놀라게 한 경제적 성장의 수혜를 듬뿍 받으며 자랐다. 한때 단군 이래 가장 유복하게 자라 버릇없고 제멋대로이며 심지어 기성세대의 눈으로는 판독할 수 없는 서태지와 같은 독특한 세대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로보트태권V세대는 사회에 첫 발을 내딛자마자 IMF의 직격탄을 맞았다. 끝없는 세계적 불황으로 88만원

비정규 알바세대로 자리 잡았고, 만년 취준생에 성인이 되어서도 독립하지 못하는 청년 컹거루족 신세를 면치 못하는 처지가 다반사이다. 성태진의 로봇태권V는 이러한 예술가 자신의 성장기를 투사한 작가의 자화상이며, 현실의 반영이다. 로보트태권V는 작가의 작품 속에서 신림동과 신촌일대 굴레방다리에서 20대 청춘을 보냈고, 88만원과 흰 줄의 츄리닝과 쓰레빠 소주병으로 점철 된 30대의 좌절과 방황의 터널을 지나왔다. 이제 1976년産 대한민국 토종 로보트태권V는 어느덧 불혹의 선을 건너왔다. 

그리고아직도 채 자라지 않은 추억 속 영웅이야기를 전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