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예정입니댜)
이혜경
<엄마, 소풍가다>展
2025.04.03(화)~ 05.10(토) 행촌미술관
엄마, 소풍가다.
이혜경은 미술대학 지망생 이후 중단 없는 화가다.
그녀는 여성인 탓에 딸이었고, 엄마가 되었다.
작가가 딸이었던 시절 화가가 되기로 하여 화가 딸이 되었지만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되자 화가 이혜경보다 엄마로서의 삶이 더 중요했다.
화가는 형형색색 아름다운 옷을 만드는 양장점집 딸내미였던 탓에
풍부한 색감과 감성을 익힐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랐다
손재주 또한 당찬 꿈 많은 청년 화가 딸은,
살림과 요리에 교육 받은 재능을 쏟으며 좋은 엄마로 훌륭한 사람 작품을 키워냈다.
2024년 이혜경은 동료들과 함께 땅끝 해남으로 두 차례 소풍을 다녀왔다.
붉은 황토의 배추밭과 고구마밭을 지나 산이정원과 고천암과 마산면 들녘, 온갖 야생 날것의 푸른 풍광을 지나쳤다. 비도 오고 대숲에서 바람도 불었다.
가을 대흥사 가는 길은 붉은 단풍으로 가득했다.
이마도 스튜디오에서 소나무 숲 사이 바다로 붉은 해가 떨어지는 것을 보았고, 동료 화가들과 날이 새도록 이야기했다. 동쪽 바다와 섬 사이에서 해가 떠오르는 새벽에 임하도 바닷가를 파도와 함께 산책했다.
작업실로 돌아간 화가는 몸과 마음에 담겨온 온갖 것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종이에 캔버스에 그리고 오리고 붙이고 또 그리고를 반복하는 동안 가을과 겨울이 지나고 다시 봄이 되었다.
임하도에 매화가 꽃을 피웠다는 소식에 다시 소풍을 가기로 했다.
지난 봄부터 겨울 내 작업실과 화가의 방에 쏟아진 풍경과 꽃들과,
소풍을 떠나는 엄마, 엄마를 따라 나서는 집과 사람과 풍경을 이끌고
엄마는 소풍 간다.
행촌미술관 관장 이승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