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행촌문화재단은 해남종합병원 설립자인 (故)행촌 김제현 박사를 기념하기 위하여 설립되었습니다. 김제현 박사는 해남과 예향 남도 작가들의 예술활동을 지지하고 창작의 과정에 동참하기를 즐기는 풍류가인이었습니다. 또한 예술가들이 해남에 머물며 창작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여 풍요로운 남도문화를 만들고자 하였습니다. 행촌문화재단에서는 고인의 뜻을 기려 행촌미술관과 수윤 Art Space(아트 스페이스), 창작공간 이마도작업실을 운영하며 남도문화예술의 동시대적 교감과 발전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재)행촌문화재단 행촌미술관은 우리문학과 미술의 중요한 상징적 가치를 지닌 녹우당과 전통문화예술의 보고이자 살아있는 박물관 대흥사, 그리고 추사 김정희와 소치 허련, 초의선사의 정신이 남아 있는 역사문화예술의 본향 해남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행촌미술관은 해남과 남도의 문화적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고 남도 예술의 전통과 위상을 이어나가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행촌미술관은 해남종합병원 설립자인 (故)행촌 김제현 박사를 기념하기 위하여 (재)행촌문화재단 설립과 함께 해남종합병원 동관 1층에 개관하였습니다. 1981년 설립된 해남종합병원은 해남은 물론 인근에서 내외부적으로 가장 규모 있는 종합병원으로 하루 1,200명 내외의 사람들이 상주하거나 내방합니다.


아직은 현대적인 공공미술관이 부재한 농촌지역의 미술문화향유와 예술작품을 가까이 하기 어려운 농어촌 지역특성상 병원 내 미술관과 설치 예술작품들이 일상적인 문화예술 향유의 전부라는 점에서 행촌미술관이 추구하고 있는 병원 내 문화예술환경은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고령환자 어린이환자 보호자 산후조리원 산모에게도 일시적이나마 신체적 고통과 심리적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에 다소나마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병원 내외부를 문화예술공간으로 활용한 전시는 앞으로도 격무에 시달리는 의료진과 환우들의 환경을 밝고 아름답게 개선하려는 공공예술의 목적을 다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재)행촌문화재단 수윤 Art Space(아트 스페이스)는 행촌미술관과 이마도작업실에 이어 세 번째로 문을 연 문화예술 공간입니다. 해남읍 학동리에 위치한 골프연습장을 리모델링하여 2018년 개관했습니다.

 

수윤 Art Space는 해남 어린이들을 위한 문화예술모험놀이터로 구상되었습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어린이들의 꿈을 함께 구현할 예술가의 작업공간이기도 합니다. 정식 개관에 앞서 김은숙 김준현 박미화 박성우 장현주 윤대라 작가와 함께 파일럿 프로그램 <두껍아 두껍아 헌집줄게 새집다오∣>를 운영했습니다. 오랫동안 밀림에 쌓여 있던 거칠고 쇠락한 공간에 예술가들의 작품이 설치되면서 공간은 활기를 띄었습니다. 그리고 2018년 9월까지도 공사 중이었던 이곳엔 지붕 위를 날아다니던 다람쥐도, 오랫동안 제집인양 집주인 노릇을 하던 들개도 이사했습니다. 또 하얀 백구 강아지가 입양되어 어느새 청소년티를 내며 주인 노릇입니다. 집나갔던 다람쥐들이 다시 밤나무 근처를 오르내리며 바쁜 가을을 보냈습니다. 어린이들은 봄부터 가을까지 매주 뛰어놀았습니다. 그 사이 아이들은 자신들의 힘으로 텃밭을 가꾸어 감자와 온갖 야채를 수확해 요리를 만들어 먹으며, 온실을 짓고 트리하우스를 만들고, 쉼터와 의자를 만들며 들과 숲을 활기차게 뛰어다니며 놀았습니다. 예술가들은 '멀구슬 오동나무 다방'을 열어 공사 틈틈이 마을 주민들과 커피를 나눠 마시며 친교하였습니다. 공사가 쉬는 주말에는 '드로잉 클럽'을 열어 해남사람 수십 명의 참가자들이 그림을 그렸습니다. 이 모든 사람들이 한 해 내내 수윤 Art Space를 함께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공사가 마무리되었습니다.


그 동안 이 곳을 함께 만들었던 사람들과 함께 처음 문을 열었습니다. 문 여는 날을 정하고 레지던시 작가와 어린이들과 드로잉클럽 참가자들은 첫 전시를 함께 만들고 서로 축하하였습니다. 이 전시가 <두껍아 두껍아 헌집줄께 새집다오∥>(2018)입니다.


2014년 6월 임하도에서 시작된 행촌문화재단의 지난 5년이 한 시대를 지나갑니다. 여전히 이마도작업실과 행촌미술관이 순조롭게 운영되고 있고, 학동 읍내에 새롭게 수윤 Art Space까지 마련되어 새로운 5년을 준비합니다. 그 동안 행촌문화재단 레지던스 사업에 동참해준 예술가들의 힘이며 앞으로 새로운 5년 또한 더 많은 예술가들의 힘을 빌리게 될 것입니다.

 



이마도작업실은 행촌문화재단 행촌미술관이 운영하고 있는 창작레지던시입니다. 녹우당과 대흥사가 있는 해남읍에서 약 35킬로미터, 진도운림산방에서 약 30킬로미터, 서해안 고속도로가 끝나는 목포대교에서 약 50킬로미터 거리에 있습니다.


이마도라는 이름은 작업실이 위치한 임하도(해남군 문내면 예락리 소재)의 옛 지명입니다. 바닷물이 빠지면 갯벌을 따라 건너 갈 수 있는 육지에 거의 인접한 섬이었으나 지금은 연륙되어 있습니다. 민가는 있지만 마을 사람을 만나기는 어려운 작고 조용한 섬입니다. 섬 중심부 언덕 위에 교실 두 칸과 부속실이 전부인 초등분교와 후에 해남종합병원 수련원으로 지은 부속건물을 작업공간으로 사용 중입니다. 넓은 운동장과 언덕 아래 오솔길이 바다에 닿고 서북쪽을 면한 바다에는 작은 해변이 있어 해송사이로 낙조가 특히 아름답습니다.


1970년대 목포 인근이 한국미술의 뜨거운 현장이었을 때 해남에도 전국의 내로라하는 작가들이 임시 작업실을 내고 작업에 몰두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당시 남도 일원을 문화유산과 당대 예술 활동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던 (故)행촌 김제현박사 역시 해남을 방문하는 예술가들에게 일정기간 머무르며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작업공간을 마련해 주곤 하였습니다. 이렇듯 1970년대 해남의 창작레지던시는 예술에 대한 존경과 예술가들에 대한 아름다운 마음이 있었습니다. 예술가들이 남기고 간 그림이 명작이 되어주기를 바라는 진실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음식점마다 집집마다 벽에 걸고 애지중지하였습니다.


따뜻한 남도, 봄이면 살구꽃이 피는 작고 아름다운 고향 같은 마을. 시를 짓고 그림 그리고 때로는 풍류를 즐기는 예술가들이 함께 살면서 작은 밭을 일구며 세속의 욕심보다는 진정한 예술가로 살 수 있는 마을. 한국 미술의 중심이었던 그곳, 녹우당과 대흥사가 있는 해남과 운림산방 사이, 작고 조용한 섬. 서북쪽을 면한 바다 해송 사이로 낙조가 특히 아름다운 그곳, 이마도작업실은 행촌문화재단 행촌미술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미래의 예술을 꿈꾸는 창작공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