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8회차 남도수묵투어 이야기 입니다.
토요일에 전국적으로 비 소식이 있어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다행히 적당히 예쁜 비가 내려서 더욱 기억에 남는 여행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토요일에는 가랑비가 내려 흙냄새 맡으며 녹우당 숲 길 산책하고,
저녁에는 비가 많이왔지만
조용한 절에서 처마에서 떨어지는 비 소리는 오히려 여행의 낭만을 극대화시켜주었고,
다음날 맑게 갠 하늘과 신선한 공기는 새금다정자에서 편안히 쉬어갈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버스는 해남에 한시 20분쯤 도착했습니다. 역시 5월은 여행의달, 차가 막혔습니다.
도착하자마자 해남읍에서 상다리 휘어지게 한정식 한상 먹고 녹우당으로 향했습니다.
언제라도 이름처럼 푸르름 뽐내며 기품있게 자리한 녹우당, 녹우당이 자리한 동네는 우리나라에서도
손꼽히는 명당 중에 명당 이랍니다.
그래서 그런지 역사에 획을 그은 인물들을 많이 배출하였습니다.
600년 종택에는 아직도 종손부부가 살고 계셔서 녹우당 사랑채는 일반개방은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녹우당 전체를 한바퀴 빙 둘러보는 길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고산윤선도 박물관에는 녹우당이라 불리는 해남윤씨에 관련된 고서와 자료 화첩 그림들을 보실 수 있답니다.
고산윤선도 박물관에서 기념으로 공재 자화상를 비롯한 여러 그림 판화를 찍어가실 수 있어요~
고산윤선도박물관에서 설명을 듣고 뒤쪽으로 천천히 걸어나와 녹우당, 충헌각, 사당 등을 둘러보고 뒤에 있는숲 길 따라 천천히 산책도 했습니다. 잔잔히 비가내려 숲내음이 더 진하게 느껴졌어요.
녹우당에서 일정을 마치고 주차장 내려가는 길목에 양귀비가 붉게 피어있습니다.
버스를 타고 다시 녹우당에서 약 10분거리에 위치한 행촌미술관으로 이동했습니다.
행촌미술관에서는 김은숙 작가의 '그녀와 함께 해남' 전시관람과 남도소리를 체험하기 위해서 입니다.
전시가 가만히 앉아서도 해남을 여행하는 듯한 기분이 들도록 기획되어서 이번 공연은 정말 남도소리를 들으며 해남을 여행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이병채 선생님 남도소리는 정말 언제들어도, 어디서 들어도, 항상 마음에 위로가 됩니다.
판소리는 얼굴을 마주 대하듯 가까이서 들어야 합니다. 가사도 잘 들릴뿐더러 표정과 소리의 미묘한 절임, 꺾임, 장단 등이 너무 생생하게 귀에 들어옵니다. 흥타령, 수궁가의 한 대목 등, 소리에 웃기도 하고 눈물이 나기도 해서 절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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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차
이른 아침에 일어나 동백숲을 산책하고, 7시에 아침공양을 하고 스님과 차담을 가졌습니다.
차방에서 보이는 풍경이 병풍에 그려진 수묵그림과 같습니다.
문화재를 지키는 스님, 전통문화를 이어가는 스님들의 노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밤새 비가 내렸지만 절에서 듣는 비소리는 도시의 그것과는 많이 다릅니다. 처마에 떨어지는 비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잠시나마 시끄러운 생각들은 사라지고 고요함만 남습니다.
백련사를 떠나 미황사로 갑니다. 미황사에서는 자하루 미술관과 달마고도, 대웅전을 둘러보았습니다.
자하루미술관에는 부처님오신날을 준비하는 연등으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행촌미술관 관장님이 '조병연 작가의 <천불>과 미황사, 남도문화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천개의 돌에 그린 천개의 부처 <천불>, 지금은 그저 다른 미술작품과 같은 작품이지만
시간이 흐르면 미황사에 걸린 이 작품은 우리나라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되지 않을까요?
이렇게 저희 행촌문화재단은 현시대의 문화유산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날이 흐려 달마산이 안보이는가 했더니만 달마고도를 다녀와 대웅전으로 올라갈 때 쯤에는 구름이 걷히고 달마산이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대웅전과 달마산이 정말 잘 어울립니다.
이번투어는 특별히 삼산막걸리 주조장을 방문했습니다.
아니 그런데 이게 웬일? 주조장에 마시는 술맛이 병에 담긴 술 맛과는 또 다릅니다.
훨씬 더 진한 술맛, 사장님께 말씀을 들어보니 주조장에있는 술은 막걸리 양이 많은 독에서 푼 것이라
아무래도 맛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하시네요.
삼산막걸리는 3대에 걸쳐 내려오고 있는 막걸리 입니다. 맛을 유지하기 위해 대량화 하지 않고 오직 집에서 소화가능한 양만을 만들고 있습니다. 2대 주조자이신 이중자 할머님께서 막걸리에 대한 설명과 생막걸리로 식초만드는 법을 알려주셨습니다. 지금은 이중자 할머님 아들내외분이 대를 이어 3대 삼산막걸리를 이어오고 계시답니다.
사장님께서 삼산막걸리 설명중입니다.~
첫날 점심으로 진일관에서 한정식과 함께 삼산막걸리 드셨는데 투어 참가자 분 중 한분이 막걸리 맛이 하도 좋아 다 마신 빈 병을 챙겨다니셨는데 그 막걸리가 만들어진 곳을 방문하고 사장님 만나서 너무 감격하셨다고 합니다... 그만큼 맛있는 농주, 삼산막걸리는 해남 사람들이 사랑하는 막걸리라고합니다.
막걸리 한잔 들어갔으니 이제 좀 고즈넉한 한옥에서 늘어져서 찬찬히~ 쉬어가야겠지요?
삼산막걸리 주조장에서 5분거리에 있는 새금다정자로 향했습니다.
미황사 천불 작가 '조병연' 선생님과 함께 수묵을 배워보는 시간.
오늘은 가장 나이어린 참가자가 첫 타자로 붓 잡기에 도전했습니다.
몇몇 참가자분들께서 직접 작품을 그려가고, 가정의 달 5월 부모님 모시고 오신 분들에게 효자이신 조병연선생님께서 그림을 선물해 드렸습니다.
정말 신나게 놀았습니다. 이날은 햇빛도 적당하고 바람도 적당하니 마루에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아무것도 부러울 게 없는 날이었습니다.
차방에서는 차 체험이 한창인데요. 새금다정자 윤향자 사장님이 한모금이라도 더 맛보시게 하려고 손이 분주합니다.
갓 덖어낸 녹차입니다. 마침 이날 한쪽에서 차를 덖고 계셔서 귀한 풍경도 볼 수 있었어요.
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9번을 이렇게 덖어내신다고 합니다. 어느 하나 정성이 안들어간 것이 없네요. 우리가 마시는 차도 이렇게 9번의 덖는 과정을 거쳐야 나온다니요. 정말 녹찻잎 하나도 감사한 마음으로 먹어야 겠습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떠나야 하는 시간이 왔네요.
어떤 분은 서울 가기 싫으시다고.. 그 맘 백번 이해합니다.
아쉬움이 있어야 다음을 약속할 수 있는법이지요.
조심히 올라가시고 다음에 다시 만나요~!!
* 투어참가자 분들과 잠깐의 인터뷰 시간을 가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