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봄비 내리는 촉촉한 날에 남도수묵투어 후기 적어봅니다...
기억은 언제나 더 아름답지요. 남도수묵투어 6회차는 비슷한 일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나 모든것이 달랐습니다. 사람도 다르고, 날씨도 다르고, 풍경도 다른 매 회차가 보석같은 여행.
하늘아래 같은 여행은 없다.

4~5월이 되면 봄나들이 가는 사람이 많아 버스가 평소보다 약간 늦게 도착해요.
그때 만나는 남도한정식은 그 어떤 음식보다 맛나지요.
푹익은 전라도 김치에 싸서 홍어삼합도 먹고요. 육회도 먹고 전복에 제철회와, 떡갈비도 맛봅니다.
아래 사진은 식전 에피타이저이구요, 밥과 국이 있는 본정식이 또 한상 나옵니다.
녹우당, 고산윤선도유물전시관으로 향했습니다.
푸른비라는 이름의 느낌처럼 푸르른 녹우당. 해남 윤씨 14대손 이시기도 하신 해설사 선생님이 녹우당 종가 이야기와 집안 어른들 이야기를 해주시니 귀에 쏙쏙 들어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들었답니다~


해남 윤씨집안의 내력이 곧 역사인 녹우당 이야기가 머릿 속에 쏙 들어오네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녹우당 뒷편 숲 속도 산책하고요~ 비자나무 숲까지도 다녀옵니다.
비자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때문에 푸를녹, 비우 라 해서 녹색 비라는 뜻의 '녹우당'의 이름을 제대로 느끼셨을테지요?


행촌미술관에 가서 지난 겨울, 작가들이 남도에 내려와 맛보고 그린 남도 밥상전시 작품들을 관람했습니다. 남도밥상으로 배를 채우고 온 터라 그림들이 눈에 쏙 들어옵니다. 맛도 느껴질 지경입니다. 전시는 서울 인사동 인영갤러리에서도 4월 말까지 함께진행합니다.
오늘 마침, 이탈리아에서 활동하는 세계적인 성악가 친구가 찾아온 이병채 선생님, 친구 만날 급한 마음에 공연장소를 옮겨 행촌 미술관 안에 자리 깔고 남도소리를 들었습니다. 남도수묵투어 사상 처음으로 자발적으로 추임새를 넣어주신 분이 계셨습니다. 바로 '해남'에서 신청하신 해남아버님, 역시 남도출신은 다르군요!! 이병채 선생님 말씀으로는 이 지역에서는 두런두런 모여서 소리 한번 시작하면
돌아가면서 다들 자기 이야기 소리로 토해내느라 바쁘다고 하는군요. 이것이 진정한 스웩 아니것습니까?


참가자님들 표정을 보니 어떤 분은 눈을 감고 장단을 맞추고 계시고 어떤 분은 열심히 소리를 카메라에 담고 계셨고 어떤 분은 추임새를 계속 넣으시고 어떤분은 감정이입되어 판소리를 듣고 눈물을 흘리는 분도 계셔서 뭉클했습니다. 다들 각자의 방식으로 남도 판소리를 즐기십니다.
백련사에 도착해 저녁공양을 하고 주지스님과 '아주 특별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바로 미술을 전공하신 일담주지스님께서 직접 대웅전 안에 있는 그림과 조각을 설명해주셨어요.
'그림 읽어주는 주지스님'




열심히 대웅전 안에 용이 몇갠지 세어보는 사람들. 새도 찾고요, 개구리도 찾고요. 두꺼비도 찾고요. 물기도 찾고요. 단청이 연밥 모양을 하고 있다는 것도 이때 알았구요. 용이 대웅전을 감싸고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이제야 왜 용이 대웅전을 한바퀴 쭉 감싸고 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대웅전은 큰 배 이고 용은 배를 극락까지 안내하는 수호신이라고 합니다.
너무 멋지지 않나요? 갑자기 대웅전이 미술관으로 느껴졌습니다.

용이 대웅전을 감싸고 있습니다.
정말 너무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그동안 무수히 절을 다녔지만 절에서 그림 읽어보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새삼 절이라는 장소가 단순히 종교적인 장소가 아닌 살아숨쉬는 예술을 품고 있는 공간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외국여행가서 성당에 그려진 혹은 조각된 미술작품을 보는 것과 같죠. 절을 새롭게 보는 시각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자상하게 그림 읽어주신 일담 주지스님과 백련사에서 재배해 올해 처음 생산 된'곡우'차 (혹은첫물차라고도 불림) 맛보기

햇차라 그런지 색이 푸릇푸릇합니다 향도 발효차보다 싱그럽습니다.
덕분에 하루를 싱그럽게 마무리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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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차


7시에 아침공양을 하고 다산초당으로 천천히 걸어 갔습니다.
동백숲을 지나 30분쯤가면 도착하는 다산초당. 차를 좋아해 다산이라 불리던 정약용이 18년 유배기간동안 10년을 살았던 다산초당에는 다산 정약용이 남긴 흔적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떠나기 전 바위에 '정석'이라는 글자를 새겼던 정석바위.
다산의 성정과 닮은 군더더기 없는 '정석'이라는 글자
현재에도 다산의 손길을 느낄 수 있게 이렇게라도 남겨놓은 것이 참 감사했습니다.

다산이 차를 끓이던 약수인 '약천' 입니다


해남에서 오신 어머님~~ 작년에 참여하셨다가 너무 좋아서 이번에는 서울에 사는 가족에게 소개해
남도수묵기행에서 만나 여행을 함께 하셨답니다.

3 모녀가 함께 여행을 오셨어요. 오손도손 다니시는데 정말 보기 좋으네요~
다산의 흔적을 느껴보고 이제는 하늘아래 가장 아름다운 미황사로 향합니다.


자하루에서 바라본 풍경입니다.멀리 보이는 산이 바다 건너 진도입니다.
미황사 대웅전 앞에 철쭉이며 모란이며 고즈넉한 사찰에 생기를 불어넣어줍니다. 미황사 금강주지스님께서 철철이 부처님께 꽃 공양 하기 위해 항상 대웅전 앞 뜰에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제철 꽃들이 만발합니다.

행촌문화재단 이승미 관장님이 미황사 유래와 조병연 작가의 '천불'작품이 있게된
'풍류남도아트프로젝트' , 남도가 가지고 있는 문화유산 등에 대해서 설명해 주셨습니다.
마지막 코스인 새금다정자와 오늘도 감동스런 웰컴 티,
대문을 열고 들어서니 돌절구에 연꽃을 띄워 절구에 핀 꽃이 반갑게 맞이해줍니다.



삼산막걸리 2대 장인 이중자 할머님께서 삼산막걸리에 대해 설명해 주셨습니다. 지금은 3대인 아드님과 며느님께서 막걸리를 내립니다


수묵화가 조병연 선생님이 오늘은 예쁘게 목련을 그려주셨네요.
수묵 맛이 제대로 나는 목련입니다.
조병연 선생님 그림그리는 모습 보고있으면 손이 근질거려 붓을 잡게되죠~
오늘도 어김없이 숨겨놓은 재능을 표출하는 참가자가 어여쁩니다.

새금다정자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꽃절구 절구안에 꽃차를 물마시듯이 표주박으로 떠 먹습니다.


마당 한켠에 풍성하게 핀 모란도 눈을 매혹시킵니다.

삼산막걸리를 마시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눠봅니다. 막걸리와 전라도 묵은지는 환상의 짝꿍~ 어느새 막걸리도가지가 바닥을 드러냅니다.


윤향자 선생님과 함께 차를 마시는 시간을 갖습니다. 차마시는 예의도 배웁니다.



노오란 색깔의 송화차. 송화는 소나무 꽃가루에요. 꿀을 타서 만들어 주셨는데 정말... 너무... 맛났어요. 임금님이 마시던 귀한 차도 내주시고 소나무 꽃가루를 차로 마시기도 하고 음식재료도 쓰인다는 사실을 이제 알게된 저입니다. 송화 날리는 곳에 있는 장독대의 된장이 훨씬 맛나다는 사실도 알게되었습니다. .. 이렇게 투어 때마다 전통음식 전통문화를 하나씩 익힙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버스가 다시 떠났습니다. 아쉬움이 있어야 또 찾게 되겠지요.
다음엔 부모님 모시고 함께 오세요!!
5월에 만나요~
5월엔 시가 되고 싶습니다.
봄의 정원으로 오세요
봄의 정원으로 오세요.
이곳에 꽃과 술과 등불이 있습니다.
그러나
만일 당신이 오지 않는다면
이것들이 다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만일 당신이 온다면
이것들이 또한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